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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차단 앱: 왜 온라인 광고업계가 떨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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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iOS Ad Blockers: Why Advertisers Are Suddenly Going Diarrhea In Their Pants (왜 광고인들이 바지에 X을 지리는가) 라는 글을 번역했습니다.

온라인 광고업계가 떨고 있는 이유

애플이 최근 iOS 에 광고차단기능을 선보이면서, 많은 온라인 광고업계 및 퍼블리셔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격분하는 사람부터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치부해버리는 모습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있다. 그리고 난 소비자로써 또 광고인 출신으로써 이러한 현상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드는 앱은 잔인하고 투박하게 광고를 제거해버리는 앱들이다. 컨텐츠 사이에 의미없는 이미지들을 제거해버리는 앱. 또는 포브스 사이트의 웰컴페이지 (=생뚱맞은 오늘의 명언이 나오는 광고페이지) 를 사정없이 제거해버리는 그런 애드블로커 말이다.

이렇게 광고없는 디지털 컨텐츠를 제대로 즐기기위해선 약간의 수고가 따르지만,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다. 어떻게 보면 차단하는 것이 그대로 두는것보다 더 어렵지만, 깔끔한 창이 가져다주는 만족감은 정말 크다.

광고 차단 전후 비교

사실 광고 차단기능은 (광고인 출신인 내게) 반갑지 않아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마치 1999년처럼 파티를 벌일 생각이다. 어쩌면 광고산업은 그때 이후로 달라진 것이 없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지금 이기적이고 오만했던 산업이 어떻게 망해가는지를 보고있다. 배너는 타버리고, 트랙킹툴은 소멸되고, 각종 스크립트와 타겟팅 전략은 더이상 쓸모없어지게 될 것이다. 마치 식어가는 음식을 멀뚱멀뚱 지켜보는 어리버리한 웨이터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페니실린 이후 더 강력한 세균이 나타난 것처럼, 광고차단앱으로 인해 더욱 교묘한 형태의 디지털광고가 선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썬 두말없이 만족스럽다.

몇몇 애드 블로커(Ad blockers) 개발자들은 죄책감이 드는지 아니면 눈치를 보는건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마르코 아멘트 (Marco Arment) 는 본인이 개발한 애드블록 어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 유료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지 단 3일만에 삭제했다.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애드블록 앱은 많은 사용자들에게는 큰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론 (컨텐츠오너와 광고업계에) 불필요한 피해를 입힌다”고 말했다.

난 그의 관점에는 동의하나 대응방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다행이도 다른 애드 블로커들이 빠르게 그 빈자리를 채웠다. 아마도 마르코의 자녀들은 자신들의 유산이 적어진 것을 알고 나중에 그를 원망할 것이다.

또 한편으론 “AdBlock Acceptable Ads Program (애드블록 광고허용 프로그램)” 이라는 것이 생겨났는데, 승인범위에서 ‘허용가능’한 광고들은 그대로 노출해주는 기능이다. 허용가능 광고는 앞서 본인들이 만든 매니페스토(manifesto) 에 약간의 예외를 두는 식으로 정의되는데, 이는 치명적인 오류이며 본인들의 매니페스토 또한 본질적으로 불완전해지는 결과를 일으킨다.

월트 모스버그 (Walt Mossberg) 가 더버지(The Verge) 에서 “브라우저내 광고는 원치않는 침해이며 약속을 어기는 행위이다” 라고 했을 때, 난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그와 순간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의 글을 계속 읽고보니 그가 말하는 ‘침해’란 사용자 정보 수집을 의미하고, 또 ‘약속을 어기는’ 것이 개인화/최적화되지 않은 광고 전달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느정도 일리는 있지만, 사실 별 생각없이 글을 쓴 것 같다. 그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인트는 무엇인가?

내 블로그 독자라면 알겠지만, 미디어를 향한 내 관점은 90년대부터 변함없이 Interactive Axioms 라는 원칙에 뿌리를 두고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칙은 사용자가 모든 선택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유저는 왕이고, 미디어는 단지 선택받는 대상이다.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 미디어는 존재할 수 없다. 존재할 이유도 없다.

리모컨이나 웹사이트, 모바일앱에 있는 버튼 하나하나가 사용자와의 약속이다. 사용자가 그것을 누를 때에 어떤 결과를 얻게될지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이로 인해 결국 사용자가 모든 선택권을 갖게된다.

예전 DVD 시절, 영화 시작전 FBI 경고메시지에서만 건너뛰기 버튼이 작동하지 않아서 짜증을 느껴본 경험이 모두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용자로서 내 선택권이 침해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디어 이용자들은 이 선택권에 대해 더욱 광범위하고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원치않게 이 선택권이 침해되면 더욱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월트 모스버그의 말대로 , 당연히 스파이웨어나 연관성 떨어지는 광고들도 ‘사용자와의 약속을 어기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것은 이런 온라인 광고들의 존재 자체가 바로 사용자와의 약속 위반이라는 점이다.

위에 언급한 “AdBlock Acceptable Ads Program (애드블록 광고허용 프로그램)” 의 경우 더 모순이다. ‘특정 광고일 경우’에만 사용자의 권리를 침해하겠다는 것인데, 침해의 정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방해한다는것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매니페스토를 다시 쓴다면 단 한 가지 조건만을 간단하게 명시할 것이다.

“허용가능한 광고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유저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다”

반대로 광고주의 입장에서, 사용자가 집중하지 않는 광고는 큰 가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종류의 캠페인을 위해선 (광고주와 퍼블리셔) 모두가 노력해야만 가능하다. 미디어가 사용자와 맺은 약속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허용가능한 광고를 위한 첫걸음 이다.

존 그루버(UX/UI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블로거) 는 그의 마케팅 파트너인 더덱(The Deck) 이 매우 현실적인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소수의 광고주를 대상으로 월 $8,900 고정비용에, 전문성이 높거나 방문자 성향이 뚜렷한 퍼블리셔 사이트에만 광고를 노출하는 프리미엄 애드네트워크이다). 이 경우 컨텐츠 연관도가 높고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낮기때문에, “쓰레기”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때문에 그는 광고를 차단하는 사용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주장의 문제점은 비교관점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쓰레기광고이던지 더덱이 제시한 새로운 형태의 광고이던지, 유저가 원치않는 컨텐츠이고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는 것이란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않다.

당신이 광고주이거나 또는 컨텐츠 제작자/퍼블리셔라면, 이런 어플로 인해 생계에 지장이 올 수도 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단지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수익을 내온 이 업계를 탓하라.

기존의 온라인 광고는 마치 파우스트가 악마와 한 거래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컨텐츠 제작자들은 방해적인 요소 (interruptive advertising) 를 포함하는 조건으로 제작비를 충당하거나 광고수익을 늘려왔다. 하지만 광고는 컨텐츠가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 목적 및 편의를 방해해온 것은 옳지않다.

광고는 컨텐츠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댓가라는 의견도 있지만, 역시나 틀린 주장이다. “당신의” 컨텐츠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댓가라는 표현이 더욱 맞는 듯 하다. 그리고 당신이 더이상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컨텐츠 제작을 멈추게 된다해도 걱정하지 말라. 다른 퍼블리셔가 그 빈자리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광고가 없어지면 컨텐츠도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마도 디지털 업계가 놀랄 수는 있겠다. 광고주-퍼블리셔 간에 더욱 진실된 거래가 생겨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광고수입이 컨텐츠 제작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컨텐츠 제작자들이 어떤 온라인광고들은 차단되어야하고 또 어떤건 허용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자체가 미디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사용자의 선택권을 약간 침해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절대 용납될 수 없다. 단지 여태까진 운이좋아서 사용자들이 불편을 감내해낸 것 뿐이다.

진정한 광고란? (Authentic Advertising)

진정한 광고는 (광고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판매하는 비즈니스의 완전한 일부가 되어야한다. 기업이 광고하려는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를 통해 사용자와 교감을 형성한 후, 이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다 (앞서 포스팅에서 설명한 바 있다). 사용자가 직접 찾아올 정도로 가치있는 컨텐츠나 상품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캠페인을 위해선, 퍼블리셔는 그저 왕(=유저)에게 선택되어야 하는 입장이라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만일 왕이 원치 않을 때에 갑자기 모습을 보인다던가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면 반칙이다.

사용자가 찾기전까지 나타나선 안되기 때문에, 진정한 광고를 하는 것은 쉽지않다. 기존의 Interruptive한 방식에선 유저의 선택권을 잠시 빼앗었다가, 이후 한눈팔지 않게만 하면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당연히 이런 광고는 (위에서 말한 진정한 광고와 비교해서) 제작하기 훨씬 쉽다.

사용자가 가치있다고 느껴서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시간을 쏟는 컨텐츠를 기업이 생산해내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비용이 따른다.

그리고 이건 네이티브 광고 (native advertising) 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이야기다. 그건 단지 컨텐츠의 탈을 쓴 저렴한 광고에 불과하다.

참된 (authentic) 광고소재를 제작하는 것은 쉽지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운이 따라줘야 한다. 매체의 본질을 살리고 사용자의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해, 광고주들은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다행이도 몇몇 기업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기존의 캠페인(interruptive advertising)은 그만큼 운이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저 기존에 해오던대로 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이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대가는 고스란히 사용자가 떠안게 된다.

그동안 사용자들은 본인의 선택권이 빼앗기는 것에 지나치게 관대했다.

디지털 광고업계는 유저들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있지만, 이제 기존의 방식은 더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다. 광고 차단앱으로 인해 더 이상 눈먼 돈을 벌어들이기 쉽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문: The Interactivist)

 

덧붙여서...

디지털 마케팅 일을 하기때문에 광고차단앱은 눈여겨보는 주제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론 성공적인 캠페인을 위해서 기존 paid advertising 도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글에 100%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존 온라인광고에 대해 피로도가 높아지고, 또 앞으로는 서비스 자체를 통해 소비자와 교감을 나누는 것으로 마케팅이 변해야한다는 말에 많은 공감이 되어 이 글을 공유해봅니다.